산악사진 입문기-1
입문 예산 100만 원선 적정…렌즈는 24-105mm 줌렌즈 무난
외관 상태는 물론 바디는 셔터수, 렌즈는 반셔터 초점 정확성 체크해야

기자가 마련한 DSLR 카메라 세트.
(왼쪽 상단부터) 카메라 가방. 캐논 5D mark 2 바디. EF 24-105mm F4L IS 줌렌즈. 멀티리더기. CF 메모리 카드.
호환배터리. 충전기. 후드.
최근 월급을 탈탈 털어 DSLR에 입문했다.
이유는 홀로 취재 때 “다른 기자들은 큰 카메라 들고 다니던데…” 라며
내 작고 소중한 콤팩트카메라를 흘끗 보던 시선을 느꼈기 때문이다.
발끈해서 월급을 쪼개 중고거래 사이트를 들락거렸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산악사진을 많이, 잘 찍는다고 할 수 있을 월간산 사진부 기자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들의 소중한 조언을 혼자만 알고 있긴 아깝다는 생각에 연재를 시작한다.
가급적 입문자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전문적인 정보는 과감히 생략하고, 핵심 정보만 담는다. -편집자 주

1번 사진처럼 가만히 잡고만 있는데
2번처럼 경통이 흘러내린다면 구매를 심각히 재고해 봐야 하는 제품이다.
무엇을, 얼마에 사야 하나?
너무 예산이 적으면 원하는 퀄리티의 사진을 얻기 어렵다.
가성비를 타협한 입문자 적정 예산은 100만 원선.
중고 바디(카메라 몸통) 45만 원, 중고 렌즈 45만 원, 기타 부속품 10만 원 정도 투자하면
어느 정도 위용을 갖출 수 있다.
예산에 맞춰 결정해야 하는 건 카메라 종류. DSLR과 미러리스 중 선택해야 한다.
물론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둘의 차이점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미러리스가 더 가벼운 대신 어두운 곳 촬영과
초점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출시된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이런 약점을 대부분 보완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출시’란 점이다.
입문자들이 구매할 만한 제품들은 대부분 최근 출시된 제품들이 아니다.
10여 년 전에 최고급으로 나왔다가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난 제품들이 입문자가 갖고 놀기 좋은 제품들이다.
기자가 구입한 5D Mark 2가 딱 이런 제품군에 속한다.
렌즈는 종류와 가격대가 무척 다양하다.
입문자는 광각과 망원을 모두 커버하는 줌렌즈 하나만 구입해서 써보는 것이 좋다.
줌렌즈란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렌즈를 뜻하며 초점거리 50mm 이하는 광각렌즈, 이상은 망원렌즈로 구분된다. 추천 장비는 ‘이사백오’라고 불리는 24-105mm 줌렌즈.
광각부터 망원까지 커버되며 중고시장에서 매물이 많아 구하기도 쉽다.
캐논 렌즈는 빨간 띠 여부도 중요하다.
이 띠를 두르고 있는 렌즈는 LLuxury렌즈, 즉 고급렌즈란 뜻이다.
바디와 렌즈는 가급적 거래량이 많은 제품을 사야 나중에 되팔 때 유리하며, 가급적 A/S 보증기간이 남은 제품이 좋다.
또한 렌즈 앞에 넥카라처럼 끼는 후드와 렌즈 구경에 맞는 필터도 있어야 한다.
둘 다 렌즈 보호와 사진 품질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들로, 통상 아예 사진을 접을 생각인 판매자는 둘 다 끼워서 판다.
이외 필수 제품은 배터리, 충전기, 메모리카드, 멀티리더기가 있다.
영상도 찍고 싶다면 메모리카드는 64GB 이상 고용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셔터수는 텍스트로만 써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셔터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용 프로그램 스크린샷으로 인증해 줘야 신용할 수 있다.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나??
바디와 렌즈는 직거래를 하고, 이외 부속품들은 인터넷 쇼핑에서 적절히 최저가를 찾아 구매하면 된다.
바디의 경우 직거래 전에 꼭 셔터수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이 카메라로 몇 장 찍었느냐는 지표로,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이 정보를 미리 제시한다.
보통 DSLR은 10만 컷, 미러리스는 5만 컷을 최대 한계로 본다.
물론 한계 셔터수에 육박하는 제품이더라도 구매 후 셔터박스를 교체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셔터박스 교체비용은 구형 캐논 제품의 경우 5만~10만 원 정도이므로 이 비용을 고려해서
매물의 가격을 판단하면 된다.
이제 직거래를 해보자.
거래 플랫폼은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어디든 상관없다.
중고 카메라를 일괄 구매해서 되파는 중고 매장도 있는데, 카메라가 겪은 스토리를 파악할 수 없으므로
모쪼록 일반 유저와 거래하는 것이 좋다.
물론 입문자의 눈으로 자세하게 파악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외관 상태. 찍히거나 눌린 자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자국이 있으면 제품이 충격을 받은 적 있다는 의미이므로 가급적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렌즈 액정과 DSLR 내부 거울 등에 흠집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바디의 경우 모든 버튼이 잘 눌리고 모든 기능이 잘 동작하는지도 체크해야 할 사항.
특별히 렌즈의 경우 흠집 여부 이외에 두 가지 확인할 항목이 있다.
첫 번째는 경통 흘러내림 여부다. 오래 사용한 렌즈는 줌인 줌아웃 시 움직이는 통(경통)이 지면을 향한 채 놔두면
흘러내리는 현상이 있다.
사실 중고물품의 경우 어느 정도 감수할 사항으로, 잡고 흔들면 내려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고만 있어도 내려온다면 구매하지 않도록 한다.
두 번째는 초점이다.
바디와 결합해서 확인해야 할 사항으로, 셔터를 반쯤 눌러(반셔터) 초점을 맞출 때 빠르고 정확한지 봐야 한다.
초점을 빠르게 잡지 못하고 헤맨다면 이 역시 피해야 할 제품이다.
여기까지 제시된 체크리스트는 최소한의 것으로, 중고물품 특성상 입문자가 가려내기 어려운 제품하자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상기 조건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어디까지나 입문을 위해 거쳐 가는 장비로선 손색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주변인 중 카메라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다.
(다음 호 계속)
월간산 2022년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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